연애와 달리 결혼은 성장 과정과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없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함께 헤쳐나가는 일이다. 결혼 준비 중 거센 파도와 비바람에 흔들리는 과정을 지나 두 사람이 마침내 행복한 결혼에 다다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?
A군은 결혼을 3주 앞두고 파혼을 결심했다. 예식장과 신혼여행 계약 완료는 물론 신혼집에 혼수까지 다 들여놓은 상태였지만, 이혼보다는 파혼이 낫다는 생각이었다. 재력 있는 집안에 미모와 학벌, 모든 것을 갖춘 그녀였지만 단 한가지, ‘ 양보는 곧 지는 것’이라는 태도가 문제였다.
연애할 때는 몰랐다. 막상 결혼 준비를 시작하니 그녀의 이기적인 말과 행동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했고, 두 사람의 거리는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갔다. 그렇게 두 사람은 마치 다른 별에서 온 사람처럼 영영 화합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.
결혼 관련 커뮤니티에는‘파혼해야 할까요?’부터‘파혼했어요.’까지 결혼을 준비하다가 헤어지거나 헤어질 위기에 놓인 커플들의 이야기가 수시로 올라온다.
사소한 습관부터 생활 방식의 차이, 경제적인 문제, 양가 집안을 대하는 태도 등 결혼 준비 중 두 사람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. 하물며 신혼집 TV 하나 고를 때도 의견이 달라 부딪히는데,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 지뢰밭 같은 결혼 준비는 어떻게 해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일까?
결혼 준비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갈등 앞에 너무나도 쉽게 좌절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. 대부분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둘 사이의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더 극명하게 느낀다는 게 싸움의 원인이자 발단이다.
이쯤 되니 행복한 결혼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외모, 집안, 학벌 같은 조건이 아닌,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‘마음의 능력’이 아닐까 싶다.
한 번의 파혼을 겪은 에디터의 지인은 시간이 지난 지금, 또 다른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. 당시 파혼의 이유는 성격 차이였다. 그렇다면 지금의 결혼 상대와는 성격이 잘 맞는지 궁금했다. 그는“아니다”라고 대답했다.
다만 결혼 준비라는 것이, 시행착오를 한 번 겪고 나니 요령이 생기더란다. 그는“시험에도 공부가 필요하듯 사랑과 결혼도 학습과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”며 한숨 섞인 말을 덧붙였다.
좋은 학교, 좋은 직장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려왔던 그는, 결혼에 대해선 정작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. 거창한 준비가 필요한건 아니었다.
‘내 주장은 옳고 네 생각은 틀렸다’는 식의 독단적 태도를 버리고, 서로 맞춰 나가려는 태도가 필요한 거였다.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누구에게나 한번쯤 고비가 찾아온다. ‘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른 그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’라는 진지한 고민과 함께.
이 불협화음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. 다행히 헤쳐나갈 방법은 있다.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, “ 힘들었겠구나.”“미처 몰랐어.”“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.”하며 수긍하고 공감해주는 것.
이런 태도만으로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. 결혼 준비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고 쉽게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자.
그전에 두 사람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노력부터 해보자. 감히 말하건대 세상에 완벽한 짝은 없다. 끊임없이 서로의 간극을 좁히려는 의지만 있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첫번째 조건은 이미 갖춘 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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